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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과 일상생활 = ( 다이어리 )

유방암과 일상생활 7

by ruha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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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방암과 일상생활 7부를 적어보려고 한다.

 

추석

머리카락 빠짐

미용실

가발 

모자

병원

생리 주사 루프론 Lupron

케모포트 무료 운전용 안전띠 커퍼

무료 모자, 무료 스카프, 무료 가발

 

지극히 환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유방암에 걸린

나에 대한 일상생활 (다이어리)를 적어보려 한다.

 

9월 10일 추석

한국 추석날이라고 한다.

사실 미국에 있으면서 추석을 그리 챙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날이든 의미를 부여하고 그날의 기쁨을 누르는 것 또한 의미 있다는 판단하에 추석이라는 걸 챙겨보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에 살면서 추석에 무엇을 먹었는지 잊어버린 나로서는 송편만 기억이 났다.

작년에도 송편을 사러 갔다가 송편이 다 떨어져서 사지 못한 기억이 있었다.

그 기억 때문에 송편 밖에 기억이 안나 나부다. 흑! 바보 나~

 

아마도 작년은 퇴근하고 마트에 늦게 가서 그런지 그리 빨리 송편이 동이 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회사도 안가는데 오늘 일찍 송편을 사러 마트에 가야지~ 하며, 지인들에게 줄 송편 몇 팩을 사고 삼계탕도 샀다.

 

송편 말고 뭐 더 없나?

뭐든 이날은 한국 스러운걸 먹어야 하는데 삼계탕이 눈에 들어왔다.

하림? 하림 삼계탕 그래 이걸로 결정했어.

삼계탕 몇팩을 손에 들고 룰루랄라 계산대로 휘리릭~

알고 보니 삼계탕은 복날에 먹는 거라고 켁~

그래서 그랬나? 

뭔지 모르지만 삼계탕이 당기더라. 뭐 복날이 아니면 어떠랴. 

맛나게 먹음 그게 추석 인 거지~

 

집에 가는 길에 지인들에게 송편을 투척하고 나머지 송편과 하림 삼계탕을 들고 친구네 집에 가기

거기도 음식들이 탁~

과식 아닌 과식을 해버렸다.

행복하다~ 스마일~

 

9월 12일

항암 2차 후 머리카락이 엄청나게 빠진다.

털갈이하는 강아지 보다도 더 빠진다.

대체 이게 뭐람.

기분이 너무 다운되어있다.

항암 하시는 분들은 다들 비슷한 느낌이겠지?

 

며칠 전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갔는데 대기시간에 사용하라고 당구대가 놓여 있었다.

보통 미국은 볼링장 안에 포켓볼 대가 구비되어 있는 곳이 많다.

기다리는 시간에 친구들과 포켓볼을 치기로 했다.

포켓볼을 치는 동안 한 친구가 사진을 찍어놨다.

 

세상에~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그냥 집에서 거울로만 봤던 내 모습이 아닌

포켓볼을 치려 자세를 취한 사진 속의 내 모습을 보니

빛에 반사되어 대머리 같이

머리카락은 거의 없고

머릿살이 전란 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 이 정도는 아닌데 내가 아닌 거 같다.

노란불 빛 머리통만 보이는 아이가 열심히 포켓볼대 앞에서 똥폼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된장~!

이건 아마 머리숱 없으신 분들도 살짝쿵 공감하실듯하다.

사진만 저리 찍히나?

 

가발과 모자
가발과 모자

9월 13일 미용실

그래

결심했어.

예약하고 미용실로 향했다.

일반 미용실이 아닌 가발도 구매할 예정이라 나는 가발 가게 미용실을 찾는다.

가발을 고르고 머리카락 싹둑~!

잉~

순식간에 보살님이 되었다.

이쁜 가발 하나 덥혀 쓰고 다시 숱 많은 나로 돌아왔다.

말이 가발이지.

여긴 미국~ 캘리포니아~

때는 9월 한 여름~

헉! 덥다~

 

2차 항암이 끝났으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며칠간 처박혀서 독서를 한다.

참 신기하지 책이 재미있으면 놓기가 싫은 거는 나 언제부터 이랬대?

운동도 안 할 수는 없기에 나가서 산책이라는 것을 하고.

산책하면서 기구 운동을 보이는 거마다 2세트씩 해버렸다.

저녁 운동은 뭐 이리도 달콤한지.

나 아직 젊은가 부다~

 

보통은 자전거 타는 거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산책이 그리도 좋다.

아직도 밥맛이 좋기에.

먹는 거에 비해 운동을 안 하기는 하지만 그냥 부모님이 주신 몸에 감사할 따름이다.

 

9월 15일

아마존에서 오더 한 모자가 오늘 왔다.

머리가 노출이 안 되어 있다가 생으로 노출이 되니 춥다가 덥다가 한다.

누가 패션의 완성은 머리라고 했던가?

그 말이 맞네.

가발도 있고 모자도 있으니 뭔가 그럴싸하다.

 

참조

미국에 있는 한국 가발 집은 가격이 많이 비싸요.

물론 하나 정도는 좋은 거 가지고 있으면 괜찮을 거 같지만 일반 아마존에서 오더 하셔도 몇십 배 싼 가격으로 사실 수가 있답니다.

대신 머리 가르마 부분 쪽의 정교함이 다른데요. 가발 위에 모자로 커버하시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보인답니다.

 

9월 20일 병원

오늘은 루프론 주사를 맞으러 왔다. (Lupron injection)

생리 주사이다.

자세한 건 유방암 일상생활 6에 적어 놨으니 참조하시길.

 

루프론 주사가 그전에는 듣기만 하고 자세히 찾아보지 않았다.

그냥 간호사와 의사가 해준 이야기로 생리 주사인 것만 알았다.

하지만 일상생활 6부 때 쓸려고 영어로 검색을 해보니.

욕이 엄청 많더라. 푸하하 하흑!

초창기 때 이 회사는 임상실험을 많이 안 하고 약만 판다는 비즈니스 회사 같다는 말이 아주 많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2022년도니 임상실험은 할 만큼 한 거 같다.

미국 암 의학계의 큰 병원들은 루프론 주사를 거의 다 사용하는 거 같다.

 

루프론 주사를 맞고 의사를 만나고 상담도 했다.

매일 괜찮다는 말만 오가다가 오늘은 심도 있는 대화를 하였다.

보살님이 되어버린 내 머리와 기분 상태 등 멘탈 등 그리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들과 유방암에 발렌티어를 해주는 기업 등

이날은 케모포트 운전용 안전띠 커퍼를 받고, 모자 2개를 받고, 목 베개2개를 받고, 무료 머리 스카프 웹사이트, 무료 가발 하나 주는곳 전번, 화장해주고 사진 찍어주는 곳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

 

케모포트 운전용 안전띠 커퍼를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차에 달았다.

이날 병원에서 받은 모자를 집에 와서 써보니 너무 좋았다.

무료로 모자를 주는 것도 모르고 그전에 모자를 많이 사놨는데. 흑~!

 

가발은 긴 머리 하나 단발머리 하나 일단 있으니 한 달 뒤나 무료 가발 하러 가봐야겠다.

오늘도 독서 삼매경이랑 매일 하는 산책을 한다.

산책을 못한 날은 그냥 청소를 막 해댄다.

청소도 운동인가 보다.

신기한 건 아무것도 안 만져도 먼지는 어찌 알고 나를 맨날 찾아올까?

 

다음 주부터는 가발을 쓰고 돌아다니기를 할 것이다.

병원 예약이 잡혔다.

항암 3차 때부터는 항암 약이 추가되나 보다.

그건 8부에서 적도록 하고

이번 2주 동안은 불필요하지만 필요했던 그냥 평범하고 편안한 2주를 보낸 거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

 

사람이 바쁘게 뛸 때도 있다면, 늦게 걸어가야 할 때도 있고

걷다 보면, 곰처럼 지내고 싶을 때도 있고, 그러다가 또 달려보고.

초등학생들도 본인 나름의 인생이 있다던데.

인생이라는 것이 불필요한 거 같지만 의미 없는 하루는 없는 거 같다.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 같다.

 

나는 이렇게 소소한 하루 하루를 또 보낸다~

 

오늘도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은 웃으면서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스마일~

 

유방암 일상생활 6부예요. 그냥 심심할 때 한 번 읽어보세요.

https://ruha007.tistory.com/34

 

유방암 일상생활 6

오늘은 유방암과 일상생활 6부를 적어보려고 한다. 병원 루프론 주사 (Lupron injection) 의사 만나기 LA The Broad 박물관 항암 2주 풀 필라 주사 (Fulphila injection) 훌라 불라 지극히 환자 입장에서 바라보

ruha00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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