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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과 일상생활 = ( 다이어리 )

유방암 일상생활 6

by ruha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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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방암과 일상생활 6부를 적어보려고 한다.

 

병원

루프론 주사 (Lupron injection)

의사 만나기

LA The Broad 박물관

항암 2주

풀 필라 주사 (Fulphila injection)

훌라 불라

 

지극히 환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유방암에 걸린

나에 대한 일상생활 (다이어리)을 적어보려 한다.

 

8월 23일 병원

오늘은 루프론 주사를(Lupron) 맞기 위해 병원에 왔다.

생리 샷이라 불리는 이 주사는 루프론 주사라 불리며 항암을 하는 동안 부작용으로 생리 폐경을 막아주는 주사이다.

폐경이 되신 분들은 맞지 않아도 되는 주사이지만 아직 월경이 진행되고 있는 사람인 경우 항암치료를 할 때 항암의 약으로 인해서 월경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항암이 끝나면 다시 생리가 시작될 수 있게 돕는 주사이다.

 

주사를 맞고 의사를 만나고 1차 항암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항암 1차만 맞아서 그런 것 인지, 아직 항암이라는 것에 대한 느낌은 피부로 와 닫지 않았다.

아직 나에게는 머리카락이 있고, 항암이라는 후유증도 그리 없으며 그냥 평소 같은 하루의 느낌이었다.

 

문제점이라면 은근히 바쁘다는 거다.

항암이 3주에 한 번인데

항암 치료 전 피검사를 해야 해서 피를 뽑아야 하고

항암을 하러 병원을 가서 오랜 시간 앉아 있다 와야 하고

항암 뒤에 병원을 또 풀 필라 주사(Fulphila)를 맞으러 가야 하고

생리 샷, 루프론 주사(Lupron)를 맞으러 한 달에 한번 가야 하고

말이 3주이지 시간이 너무 빠른 이 느낌 뭐지?

 

항암을 하지만 너무 멀쩡한 느낌과 몸 상태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은 많고 해서

이참에 드라이브도 다니고, 바다도 보러 다니고, 행사하는 매장에 가서 뽑기도 해서 선물도 타보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어 본다고 식탁도 새 걸로 사보고, 소파도 이참에 바꾸었다.

음 그런데 내가 지금 일을 안 하지? 흐~ 백수 아닌 백수인데~ 헉! 쇼핑이란 지름신.

그래도 참 알찬 8월 한 달을 보냈다.

 

9월이 되었다.

9월 4일

산뜻하게 돈이 들지 않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LA The Broad

8월 말에 박물관 예약해 놨었는데 참 잘한 일인 거 같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전에 사진을 찍어 놓아야겠다는 생각 그 Feel~그 느낌적인 느낌.

오늘 하루 날 잡고 사진을 맘껏 찍어 댔다.

the broad
LA The Broad 들어가기전

머리카락 빠지려는 징조가 이제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리숱이 많아서 미용실에 갈 때마다 눈치 보았던 내가 아니었던가?

머리숱이 적어지니 마음의 느낌이 좀 이상했다.

주위 언니들이 루하야 너는 머리숱이 많아 좋겠다~좋겠다~ 하셨던 그 말이 이제 이해가 간다.

 

이날까지는 원판 불변의 법칙으로 워낙 많았던 머리카락이라서 빠져도 빠져도 티가 안 나 보이지만 이날 이후 조짐이 보이더니 9월에 왕창 빠지기 시작했다. 아마 항암치료 2차 때 후로 심각해지기 시작한듯하다.

 

9월 7일 병원

항암 치료가 8일이어서 피검사를 하러 왔다.

보통 피검사는 항암치료 이틀 전에 한다.

어제 피검사를 해야 하는데 홀라당 잊어버려서 부랴부랴 병원에 왔다.

 

피검사는 말 그대로 혈액으로 마그네슘, 포도당, 혈액 요소 질소, 크레아티닌, 글로 볼린, 빌리루빈 등을 검사하고, 혈당에 관해서도 검사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번 피검사할 때 몇 통을 가지고 가시는 듯했다. 이리 많이 가져가시면 살은 빠지나?

항암 치료 전 피검사를 하는데 이 피검사가 통과되어야 항암을 할 수 있다.

 

9월 8일 항암 2차 병원

그날이다.

항암 2차.

오늘도 1차 때처럼 8시 30분까지 출근하는 느낌으로 병원을 향했다.

오랜만에 출근 시간에 집을 나선다.

Traffic~~ Rush Hour~~

책 한 권을 챙기고, 쿠션 하나를 챙겨 모자 푹 눌러쓰고 항암을 받으러 갔다.

보통 항암을 맞으면 잔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2차여서 그런지 오늘도 책을 마칠 때까지 보고 병원에서 주는 터키 샌드위치도 먹고 항암을 끝내고 집으로 왔다.

너무 좋았던 것은 첫날에 비해 항암 2차는 시간이 확 줄은 느낌이라 좋았다.

나에게 터키 샌드위치는 디저트이기에 집에 가서 고기 구워 점심을 먹었다.

배가 든든하니 또 행복하다.

 

사실 1차 때 8시간의 항암.

이때는 항암이 처음이라서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암 일상생활 4에서 적었던 거처럼 책만 읽다가 집으로 온 듯하다.

물론 2차 때도 1차 때처럼 책만 읽다 온 듯하다.

앞으로 적을 항암 3차는 이렇게 책만 읽다 오지는 못한다.

벌써 항암 2번이 지났고 남은 4번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간다. 벌써 4번밖에 안 남았다.

https://ruha007.tistory.com/17 (암 일상생활 4) 1차 항암 항암제 약

 

밥도 잘 먹고 항암 부작용 같은 것이 없어서 그냥 보기에는 아무도 내가 유방암에 걸린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아무 증상 없이 6차까지 가면 좋을 거 같은데 하지만 그때가 다가와 봐야지 알지. 케바케니.

 

9월 9일 병원

항암을 하고 난 후 24시간이 지나서 맞는 Fulphila 풀 필라 라는 주사를 맞으러 왔다.

저번에도 적었지만 Fulphila 풀 필라 주사는 화학요법으로 유발된 호중구 감소증 및 급성 방사선 증후군의 조혈 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사이며 백혈구의 성장을 자극하는 단백질의 한 형태로 신체가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세하게 항암 약과 약물은 암 일상생활 5에 적어 놓았으니 참조하셔도 좋다.

https://ruha007.tistory.com/23(암 일생생활 5) 항암약물

Fulphila 풀 필라 주사를 맞고 의사를 만나고 다시 집으로 왔다.

 

유방암에 걸리기 전 나의 생활 패턴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점심 먹고, 퇴근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시간 조금 남으면 게임하고, 전화로 여자들의 수다 떨기 좀 하고 다시 돈 벌러 가고.

나에게 쓰는 시간들이 많았던가?

혼자 해결하고, 혼자 헤쳐 나가고, 혼자 정보 얻고, 혼자 Payment 하고 숨쉬기도 혼자 하는 시간이 벅차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들이 많았던가?

당연히 그냥 그리 사는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랬었는데~

당연함 이거 참 무거운 거다.

 

그리고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유방암 걸리고 나는 나를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터닝포인트

그리고 그 시간이 나는 너무 좋았다.

책도 신나게 읽고, 공부할 만한 수업 강의도 듣고, 돌아다니고 싶은 곳 막 다 돌아다녀 보고, 이렇게 블로그도 쓰고, 암 공부도 힘들게 해서 아픔의 이해력도 넓어졌고, 무엇보다도 나를 사랑하고 아끼게 되어 너무 좋다.

물론 아직 무디긴 한데 이것 또한 행복이니라~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이 참 좋다.

모든 사람이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면 그리도 좋으련만.

그게 참 힘든 거지.

당연하고 익숙함은 좋기도 하고 나쁜 거 같기도 한 것 같다.

 

루하의 일상생활 7부에서 만나요~

 

오늘도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은 웃으면서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스마일~

 

https://ruha007.tistory.com/유방암 일상생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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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uha007.tistory.com/entry/유방암 다이어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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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uha007.tistory.co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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