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일상생활 다이어리
오늘은 암과 일상생활 2부를 적어보려고 한다.
혈액검사
MRI 찍는 날
MRI 찍을 때 주의사항
기다림
지극히 환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유방암에 걸린
나에 대한 일상생활(다이어리)을 적어보려 한다.
7월의 어느 날
.
7월 20일
이날도 그냥 평소와 같은 하루처럼 회사에 출근하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병원에 가서 피를 뽑았다.
혈액검사를 한다. 혈액으로 뭐 이리저리 검사한단다.
암에 걸리면 혈액검사를 앞으로 밥 먹듯이 한다.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것을 회사 사람 중에는 매니저랑 회사 친한 언니 딱 두 명만 알고 있었다.
이상하게 유방암 걸린 것이 죄도 아닌데 이때는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껄끄러웠다. 참 이상하지.
출근을 하고 하루가 멀다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니 업무에도 지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뭐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냥 회사 나와서 일 조금 하다 말고 외출하고 들어오는 아이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도 미국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눈치를 들 보게 돼서 그런 것일까?
만약 주위에서 내가 암이란 걸 아셨다면 눈치보다는 걱정과 위로를 더 많이 해주었을 것이다.
MRI 찍는 날 7월 22일
하루 월차를 내고 아침 일찍 MRI를 찍으러 갔다. 또 처음 와보는 병원이다.
한국 대학 병원은 한곳에서 다 된다던데 나는 얼마나 다른 병원을 더 돌아다녀야 하나?
지금 내가 가는 병원도 작은 병원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이름으로 위치는 다 다르다.
미국은 병원은 크지만 나누어져 있는 곳이 많다. 말 그대로 대학에서 전공과목이 있듯이 전공과만 들어있는 병원 같다.
엑스레이는 엑스레이만 찍고 의사 만나는 곳은 의사만 만나고 주사 맞고 항암은 항암만 하고 뭐 그런 식이다.
한국이었으면 일 층에서 피 뽑고 이층에서 의사 만나고 삼 층에서 MRI 하고 한 곳에서 다 끝나는 건데.
MRI 찍는데 돈을 또 내란다.
생각보다 큰 금액이었다. 보험이 적용되어도 본인이 내야 할 금액이 내 기준에는 컸다. (미국은 개인이 내야 하는 금액이 보험사마다 다릅니다)
이제는 한두 번 사인 해본 솜씨도 아닌데 기가 막히게 카드에 사인하고 영수증 휘날리며 또각또각 걸어서 MRI 찍으러 입장한다.
여기서 참조
MRI 찍을 때는 자성이 있는 물체를 몸에 지니고 MRI를 찍으면 안 됩니다.
금속성 같은 거도 안 됩니다. 안경도 안 됩니다.
장착용은 다 빼서야 합니다. 즉 몸에 걸쳤고 또는 끼고 있는 것들은 빼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몸에 걸쳐놓지 않았지만 내 것이 아닌 거였던 것 예로 임플란트 보청기 등 말 그대로 인공적인 것은 사전에 간호사에게 말해야 합니다.
참 특이하고 웃긴 거는 말이죠, 바로 문신인데요 문신도 말해야 합니다.
저도 왼쪽 팔목에 조그마한 문신이 있어서 말했는데 간호사가 그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말은 해야 합니다.
생각-
복도를 지나가는데 MRI 있는 방을 스쳐 지나갔다. 뭔가 MRI 방문이 일반 방문이랑 달랐다.
이리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좋게 말하면 찜질방에 있는 소금방 문처럼 생긴 거 같고 거기에 두텁고 무거운 느낌? 플러스 일반 문보다는 좀 더 커 보였다.
크고 넓고 단단한 이문은 처음 보고 느끼는 문이지만 위압감이 조금 들었다.
옷을 갈아입고 가운을 입었다.
사물함에 옷을 넣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MRI 방을 향해 위압감 조금 느껴지는 그 커다란 문을 들어갔다.
내 머리 위로 간호사가 헤드셋을 씌웠다. 음악이다. 맘이 안정된다.
참으로 오랜만에 하는 만세를 취한다. 그래 어릴 때 많이 했었는데 슈퍼맨 자세처럼 엎드린 채 두 손은 만세를 하며 손안에 둥그런 패드 공 같은 거를 쥐여 준다. 너무 힘들면 누르라고.
유방암은 하늘을 보고 눞는 것이 아니라 엎드린 채로 MRI를 찍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MRI에서 나오는 소리가 생각보다 시끄러운 거 같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참는다.
움직이지 마세요. 무엇보다도 절대적으로 움직이면 안 된단다.
그래 사우나 가서도 남들보다 다르게 누구보다 진득이 잘 참던 내가 아니었던가.
참아보자 30분도 안 걸린단다.
.
.
.
MRI 다 끝났다.
옷을 갈아입고 병원을 나왔다.
참 별거 없다. 이리 간단한 건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
7월 22일 MRI를 끝내고 7월은 그냥 흘러가 버렸다.
더욱 나를 한숨짓게 하는 것은 아직도 항암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거다.
뭔가를 해야 하는데 초조해지기만 하고 나는 그냥 병원에서 전화 주는 예약만 기다릴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거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저 기다릴뿐...............
3부에서 만나요~
오늘도 이글을 읽는 모든 분은 웃으면서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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